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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 인정의 고속도로, ‘브루넬’

[조영철 기자]

하늘 아래 더는 새로운 것이 없다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자들은 새로움의 지평을 넓히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연구 자체도 힘들지만, 연구자가 주의해야 할 것은 또 있다. 바로 특허다. 연구에 관한 특허가 이미 있다면 그 연구는 헛수고가 돼버린다.

따라서 연구를 시작하기 전 관련 기술이 이미 발명된 바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선행연구 조사’라고 한다. 보통은 특허 업무를 담당하는 변리사가 이 일을 대신 맡지만, 전문가에게도 이 일은 쉽지 않다. 간혹 선행연구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간 진행한 연구가 휴지조각이 돼버리는 초보 연구자들도 있다. ‘디앤아이파비스’가 개발한 검색 인공지능(AI) ‘브루넬’은 선행연구 조사를 돕는다. 특허 관련 검색은 전문 지식이 필요할 정도로 어렵지만, AI를 통해 그 난도를 일반 포털 검색 수준으로 낮췄다.

박상준 디앤아이파비스 대표를 11월 18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대학에서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어떻게 정보기술(IT), 그것도 AI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나.

“어릴 때부터 선행연구 조사의 필요성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 과학고를 다녔는데, 보통 과학고에서는 졸업할 때까지 한 학생이 10건의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나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연구에 관심이 많아 60건 넘는 발명품과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선행연구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관련 공모전이나 대회 심사에서 탈락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미 있는 기술을 열심히 연구해 출품했으니 말 그대로 헛수고였던 셈이다. 이후 대학에 입학해 선행연구 조사를 도와주는 검색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시도해왔다. 고등학생 때 전반적인 성적보다 연구와 코딩 부문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에서는 강의실과 연구실을 찾아다니며 AI 관련 코딩에 대해 배웠다. 결국 한 수업의 과제로 검색 앱을 만드는 데 성공했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이를 고치고자 연구실을 전전하며 도움을 구하다 교수님들과 학교의 도움을 받아 앱을 AI로 고치고 창업에 나서게 됐다.”

AI는 고도화된 기술로 알고 있다. 전공자가 아니라도 만들 수 있나.

“기초적인 구조는 만들 수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기본 코딩에 대해 공부했으니 전문가 수준은 아니어도 설계는 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개발자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브루넬을 완성해갔다. 지금은 개발은 개발자들에게 맡기고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특허청에도 유사 특허 검색 시스템이 이미 있다. 이 검색 시스템을 사용하기가 많이 어려운가.

“제대로 검색하려면 검색식이 필요하다. 일례로 TV에 관해 검색한다면 못해도 A4용지 절반을 채울 정도로 긴 검색식을 입력해야 한다. 물론 제대로 하려면 전문가인 변리사에게 검색을 의뢰하는 것이 적합하겠지만, 처음부터 변리사와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직 연구를 시작하지 않았고 실험이 성공할지도 미지수인데 변리사 비용을 쓰겠다는 사람은 드물다. 결국 연구자나 신기술 개발자들이 직접 검색해보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가 잦다. 제대로 선행연구 조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에 임하게 되고, 특허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이미 관련 기술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특허 검색

디앤아이파바스의 임직원들. [조영철 기자]

그렇다면 브루넬은 어떤 방식으로 검색을 돕나.

“쉽게 말하면 검색식을 확 줄여주는 방식이다. 지금의 특허 검색 시스템에서는 여러 가지 기호를 사용해 검색식을 짜야 한다. 하지만 브루넬은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내용을 그냥 문장으로 기입해 검색하면 된다. 사업계획서나 연구계획서의 핵심 문단만 집어넣어도 검색이 가능하다. 자체 AI가 해당 문장을 분석해 유사한 특허를 빠르게 찾아준다.”

검색식 방식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기존 검색 방식이 더 유리한가.

“아니다. 브루넬을 사용하면 해당 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된다. 검색식을 넣는 방식은 보통 한 번 검색에 유사 기술로 1만여 건의 특허를 보여준다. 필요 없는 데이터도 적잖다. 반면 브루넬은 검색이 끝나면 사용자의 문장 내용과 가장 유사한 특허 100여 개만 볼 수 있다. 각 특허를 확인하는 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같은 일을 하는 변리사가 있다. 이들의 업무와 브루넬이 부딪치진 않나.

“브루넬은 일을 도와주는 AI지, 일을 대체하는 AI가 아니다. 지금도 변리사업계와는 공생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선행연구 조사라는 것이 변리사에게도 귀찮은 일이다. 조사 과정이 지난하고 시간과 인력은 많이 드는데, 이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게다가 고객은 선행연구 조사에 많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없다. 이 때문에 브루넬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주요 고객이 변리사였다. 연구자가 쉽게 특허 검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AI가 성장한 지금도 꽤 많은 변리사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도 변리사를 파트너로 두고 연구자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 좀 더 편하게 변리사와 상담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자 한다.”

특허 고속도로, 지식재산권 전반을 노린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 않다. 특허 관련 업무가 연구자나 변리사 등 제한된 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과 학교에 소속된 인원을 전부 합하면 한국에만 연구자가 60만 명 정도다. 그만큼 쏟아지는 특허 양도 어마어마하다. 한국에 등록되는 특허만 1년에 50만 건이고, 전 세계적으로 보면 1년에 2000만 건이 넘는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등록되는 특허만 8만 건이다. 등록되지 않은 특허까지 감안하면 특허시장은 상당히 거대하다. 한국시장만 노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해외시장도 있으니, 특허 관련 산업의 잠재력은 굉장히 크다고 본다. 브루넬은 한국 특허 외에도 해외 특허까지 전부 검색할 수 있다.”

선행연구 조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특허에 큰 영향을 미치나.

“고객이 브루넬을 쓰면서 이 서비스가 좋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을 우리 팀에서는 ‘아하 모멘트’라고 부른다. 우리 팀 역시 브루넬을 직접 쓰면서 이 순간을 경험했다. 우리도 특허를 많이 낸다. 현재 5개가량 갖고 있는데, 특허 심사 요청을 할 때도 브루넬을 사용해 선행연구 조사를 했다. 변리사업계에 따르면 보통 관련 특허가 나오기까지 1년가량 걸린다. 하지만 우리는 한 달 조금 넘었는데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선행연구 조사만으로도 특허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된다. 연구자의 헛수고를 막는 기능을 넘어 지식재산권의 고속도로가 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본다.”

연구와 관련 없는 일반 투자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투자자들은 호의적인 편이다. 특허시장은 한계가 있지만, 이 기술로 다른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AI 검색 기술에 대한 검증을 특허시장에서 한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게다가 모든 연구와 사업의 기초가 되는 것이 특허니, 우리가 지식재산권 전반에 관한 업무를 도울 수도 있다.”

특허 검색이라는 생소한 서비스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한국시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일단 수익을 내려면 우리 서비스를 한 달간 이용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식이 돼야 하는데, 수요가 있는 곳은 대부분 기업이나 학교 등 큰 조직이지 개인이 아니다. 따라서 개인이 아닌 업계를 설득해가야 하는 상황이라 일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 아직 사업 초창기라 판로 개척과 영업, 고객 모집 등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 LG CNS의 스타트업 몬스터라는 프로그램에 선정돼 LG와 협업한 경험이 있어, 이를 기반으로 차츰 이용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논문과 관련해서도 수요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논문 표절 검증 시스템만 나와도 일반인 수요가 꽤나 늘 것 같다.

“논문 대 논문 비교는 지금 기술력으로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당면한 과제는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특허 데이터에만 집중해 시장을 만들고 추후 지식재산권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허 다음에는 논문으로 넘어갈 생각이다. 이미 논문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전반을 1차로 담당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주간동아 2019.11.29 1216호 (p66~68)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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